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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 온지 벌써 다섯 달 하고도 이틀이 지났다

 

어떻게 보면 언제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났나 싶기도 한데,

 

이곳에서 추석 + 크리스마스 + 새해 + 엄빠결혼기념일(오늘^^;)을 보낸걸 생각하면

  

또 짧은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ㅜㅜ


 

<제일 좋아하는 해질녘 노을>

​오늘은 이 짧고도 길었던 다섯 달 간 다뤘던 작물들에 대해 주절거려보려 한다

 

우선,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한 '바질



예전에는 하루 종일 바질 밭에 가서 바질 픽킹하는 일만 했는데,

 

지금은 시즌이 끝나서 일주일에 1~2, 1~2시간 정도씩 밖에 안 한다

 

이전엔 몰랐는데…. 그게 말이지바질이 …. 가장 쉬웠다

 

정말 몰랐다 바질 따는게 그리울 줄이야..


<바질 줄기를 손으로 꺾은 뒤, 위와 같이 고무줄로 묶어 주고 꽃을 떼면 번치 만들기 - 끝 - > 

​ 

최근에 시즌이 끝난 망고

 

 

  

장보러 콜스를 가면, 망고 코너를 지날 때 마다.. 망고 향에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난 분명 신나게 마트에 왔는데, 작업장에 있는 느낌 ㅠㅠ


 한국에는 망고 나무를 본적이 없어서 몰랐는데,


망고는 딸 때 나오는 + 알레르기.. 가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도 못할 정도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으나, 쌥이라고 불리우는 액체는 망고 나무에서 망고 열매를 딸때 물총을 쏘드시 쭉 나오는 액즙인데 


피부에 닿으면 화상 입은 것 처럼 피부가 탄다고 해야하나..


어쨋든 아프고 상처가 생기고 생각 보다 오래간다. 묻으면 바로 물로 닦아내야 한다.


망고 역시 그 액즙이 뭍으면 그 부분에 색이 변해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ㅠㅠ


약품으로 망고도 씻고 나도 씻고 ..  피부 배렸어



알레르기는 피부가 빨개지고 부어오르고 간지럽고 온 몸으로 퍼진다


심한 경우, 응급실 가는 것도 봤다..


다들 정말 고생 많아서 망고에 손도 안댈 것 같았지만

그래도 맛있는 걸 어떠케헬ㅜㅜㅜㅜㅜ 


망고+바닐라 아이스크림의 환상의 조합

​실컷 먹고 있다


<망고 이렇게 먹어 봤쓰~~~~~~~~~~~~?  >



갑자기 훅- 들어왔다가, - 뒷전이 되어버린 마늘


새벽 6시부터 일하게 만든 우리 마늘님


밭에 가서 마늘을 줍는 일을 이틀 정도 했는데, 이건 땡볕에서 작업 해야 해서 정말 최악이다


일하고 있으면 머리 위로 독수리들이 뺑뺑 돌고 있다 정말 ㅋㅋㅋ 이런 경험 어디서 해 ㅋㅋㅋ


다행이라고 말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밭 일은 거의 백팩커에서 와서 했고, 우리는 쉐드장에서 분류하는 작업을 주로 했다.


서서 손만 움직이면 되는 작업이라 수다 떨면서 작업해서 초반에는 꿀잡이라 하면서.. 참 좋았지만...  



거듭되는 껍질 벗기기 작업에 내 손도 다 벗겨졌다.


물집 잡혀도 그 손으로 또 문대고 또 벗겨지고 피나고 ㅠㅠ


손이 일곱겹 정도 벗겨지니 더 이상 아픈 감각이 없었다


먼지도 너무 심해서 친구는 호흡 장애까지 ㅠㅠㅠㅠ


 


빕스에서 먹던 리치  라이치

 

<상품 가치가 없는 상처 입은 과일은 가져다가 먹을 수 있다>​


픽킹 팀이 라이치 나무를 가지 채로 잘라다 주면, 우리는 일렬로 기계 앞에 서서


가지에 달려있는 라이치를 하나씩 떼어내면 된다 완전 꿀잡


라이치를 냉장고에 한 동안 넣었놨다가 빼내서 작업하는데,


라이치 할 때는 쉐드장+시원함까지   딱 하나 .. 문제가 있긴한데 ..ㅋㅋㅋㅋ


문제는 장수풍뎅이가 라이치를 잡고 안놔준다는거 ㅋㅋㅋㅋ 졸귀다 장수풍뎅이..

 

 

여자들은 안 했던 호박 그리고 수박

 

호박이랑 수박도 이제 다 끝났다고 한다.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무거운 작물은 정말 고생이 많다고 한다.


일 하고 온 친구들은 다들 허리가 아파서... 허리 펴지도 못하고 욕만 하고 있는다 .....


한번씩 먹으라면서 가져다 준 수박은 정말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커다랗고 달고 빨갛고 맛있었다.......


맛있다고 말하기 미안하다 ㅠ 

 

풍년인 아보카도 

아직 시작은 안 했지만, 곧 이제 시작한다고 한다


이번 아보카도는 풍년이라서 일이 많을 거라고 한다ㅋㅋ


며칠 전 산책 길에 깨달았다.. 농장에 망고나무 보다 아보카도 나무가 훨씬 많다는걸.....

 


그리고 지난 봄? 겨울? 에 심은 ‘레몬, 라임

여긴 무슨 사계절이 다 여름이라…. 계절을 구분 짓기가 굉장히 어렵다.ㅋㅋ


바질 밭 옆에 레몬, 라임 나무 모종이 하나 둘씩 심겨지던걸.. 나는 봤다..

몇 년 후에야 수확이 가능하겠지??ㅎㅎ


장미처럼 가시가 많아서 힘들다고 하던데..  몇년 후에 오시는 분들.. 고생하셔요..

 

 

여기까지!!!

 

 다양한 작물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작물에 지겨울만 하면 다른 작물 시즌이 되는게 ㅋㅋ  참 다행이다 재미있다.

 


, 어떤 날엔 바질 따다가 마늘 하러 가고 또 망고 하러 가고 하루에도 두, 세 작물을 다루기도 한다. ( 이동시간도 일하는 시간에 포함 == 개꿀 ㅋㅋㅋ)



다른 한가지의 작물만 하는 농장들은 작물의 수확이 끝나면 일자리가 없어서 대기 기간이 길거나, 짤리거나 한다는데, 여기는 다행이도 일년 내내 일거리가 넘친다!


비가 와도 맞으면서 일한다.ㅋㅋ 


폭우로 인해 땅이 질퍽해져서 기계가 못 움직일 정도가 되면 픽킹 끝!!


그럼 쉐드로 가서 팩킹하는 작업을 한다


정말 일 많은 농장을 만나서, 정말 행'운'이다,


-2016.1.17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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